클라식, 쩨즈, 락... 인상적이다.
충분히 인상적이었던 나의 20대 놀이터
흔들거리는 육교를 건너고, 관우의 묘라 불리웠던 곳을 지나
작물아비들의 끊임없는 유혹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기튀김의 유혹을 뿌리친 후에나
찾아낼 수 있었던 황학동 개미시장의 장안레코드와 돌 레코드는
내 음악적 성장의 근원지였다.
버스를 타지 않아도 힘들지 않았고
매점에서 땅콩샌드 하나도 안먹고 참아가며 모았던 용돈이
하루만에 다 쓰여지곤 했던 이곳
그 더러운 빽판을 한장 한장 넘겨가며
어두워 진 후에야 얼마나 그곳에 있었는지 알게 해주는 그곳
서너시간 동안 고르고 골라 열서너장 쯤은 되는 두꺼운 판봉투를 들고 올라면
손가락이 끊어지는 듯한 아픔도 감수해야 했지만,
한겨울, 장갑이 없어도 즐거웠고
버스비를 아낀다며 종로 5가까지 걸어왔어도 피곤함을 느끼지 못하게 했던 그곳
설 전날 아침에 듣기엔 뭐하지만
사진속에 슬쩍 그 모습을 비추고 있는
게리피콕&랄프타우너의 음반을 찾아서 듣고 있다.